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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확인한 남녀는 절제를 알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스타토토사이트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하며 얼굴만 바라보고 있어도 자꾸 웃음이 나왔다.

심지어 식사를 할 때도 손을 잡아서 그 눈꼴신 꼴을 본 벨루체가 ‘그렇게 좋아 죽을 거면서 왜 우리 주인님을 힘들게 했냐’고 투덜댈 정도였다. 아마 바론이 두 사람을 쫓아다니며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면 방까지 같이 썼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두 사람은 넓은 장의자에서 굳이 붙어 롤토토사이트 있었다. 코델리아는 그의 단단한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중얼거렸다.

“오늘은 궁에 가셔야겠네요.”

“안 갔으면 좋겠어?”

“으음. 네.”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한시도 떨어지기 싫다. 그녀의 머리 위로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나도 별 쓸데없는 노인네들 얼굴 보기 싫은데, 가긴 가야 해. 이미 사흘이나 미뤄 둬서.”

“나자부트가 아직도 기승이에요?”

“이번엔 남부를 휘젓고 다니는 모양이야. 그림자를 롤베팅 죽이긴 했는데 그래도 피해가 꽤 큰가 봐. 사라센 선제후가 골머리를 앓더군.”

레오나드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은 채 롤배팅 손으론 코델리아의 머리칼을 쓸어내렸다. 그는 품에 안긴 코델리아를 보며 물었다.

“나 없는 동안 혼자 있을 수 있겠어?”

“아뇨. 기다리다 지쳐 쓰러질 것 같은데요.”

그때 멀찍이 서 있는 벨루체와 잠깐 눈이 마주쳤다. 그는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었는데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마음속으로 하는 게 눈에 빤히 보였다. 코델리아는 큭큭거리며 웃었다.

“왜 웃어?”

“벨루체 반응이 재밌어서요.”

“다른 남자를 보고 웃는 거야 지금?”

그가 갑자기 몸을 번쩍 일으키더니 코델리아의 시야를 대놓고 가렸다. 코델리아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하고많은 이 중에 벨루체라니?

“설마 벨루체에게 질투하는 건 아니겠죠?”

“난 네가 들고 있는 찻잔한테도 질투할 수 있어.”

그게 왜 그리 귀여워 보이는지 모르겠다. 코델리아는 저도 모르게 그의 옷자락을 끌어당겼다. 레오나드는 기다렸다는 듯이 얼굴을 비스듬히 숙이며 가까이 가져갔다.

지금이 한낮이고 시종 둘이 벽에 붙어 있으며 벨루체마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사랑을 막 깨달은 남녀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중간에 코델리아가 정신을 차리고 그의 어깨를 밀어내지 않았더라면 레오나드는 스타베팅 왕궁에 가지 못했을 것이다.

“왜 이렇게 떨어지기 싫지.”

“가긴 가야죠. 벌써 궁에서 사람을 세 번이나 보냈잖아요.”

레오나드는 타액으로 반짝이는 코델리아의 입술을 엄지로 문지르면서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코델리아는 애써 그 시선을 피했다. 그렇지 않으면 모른 척 레오나드를 또 붙잡을 것 같았다.

그녀는 아쉬움을 눌러 참고 레오나드와 함께 방을 나섰다.

“참, 로젠블러 님도 돌아오셨다고 하지 않았나요?”

“엘펜바움 선제후.”

“네?”

“이름 부르지 말라고. 내 이름도 아직 안 부르잖아.”

“아니, 그건.”

며칠 동안 둘 사이에 일어난 유일하고 또 유치한 다툼이다.

레오나드는 언제까지 자기를 ‘스승님’이라고 부를 거냐면서 불만을 드러냈는데 코델리아는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처음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계속 스승님이라고 불러 왔기 때문인지 이름을 부르는 게 쉽지 않았다.

“한 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님이라면서요.”

“마협에 있을 땐 그렇게 부르면 되잖아. 이제 곧 네 롤드컵토토 바뀔 텐데 남편을 계속 스승님이라고 하는 것도 이상하고.”

남편.

코델리아는 그 단어를 입에서 롤토토 것만으로 쉽게 행복해졌다.

그와 걷다 보니 벌써 마차가 코앞이었다.

“……알겠어요. 연습해 볼게요.”

“자, 그럼 레오라고 불러 봐.”

“싫어요.”

코델리아는 빠르게 고갤 저으며 질색했다.

“스승님이랑 가까운 사람은 다 스승님을 레오라고 부르잖아요.”

그래 봤자 겨우 둘이지만. 사실은 엘펜바움 남매가 그를 그렇게 부르는 것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그게 왜?”

“그냥 싫어요. 전 다르게 부를래요. 이를테면…… 레오나드라든지.”

“마음대로 해.”

그녀의 소심한 질투를 알아차린 모양이다. 레오나드는 스타토토 코델리아의 이마와 볼에 가벼운 입맞춤을 남겼다.

이미 풋맨이 마차의 문을 열어 놓은 상태였다. 두 사람은 그 앞에서 또다시 안타까운 작별 인사를 나눴는데 마치 앞으로 몇 달은 보지 못하는 연인처럼 애틋해 보였다.

심지어 그 무뚝뚝한 가실 경조차 ‘이제 그만 가셔야 합니다.’라고 점잖게 말하다가 ‘세 시간 안에 돌아오지 않으십니까?’ 하는 짜증 섞인 어조로 말을 마무리 지을 정도였다.

그리하여 코델리아는 아쉬움을 꾹꾹 눌러 담고는 홀덤사이트 레오나드를 떠나보냈다. 온라인홀덤 들어가자 레일라가 쪼르르 달려와서 생글생글 웃었다.

“마님. 오늘 드레스 가봉을 하시는 날이에요.”

“마님이라니.”

“어머, 죄송해요. 제가 자꾸 말실수를. 부디 용서해 주세요.”

물론 코델리아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일부러 하는 실수였다. 코델리아는 홀덤사이트 눈치챘지만 온라인홀덤 척하며 너그러운 여주인을 흉내 냈다.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벌써 가봉을 한다고? 어지간히 재단사들을 들들 볶은 모양이구나.”

“네. 아마 예보 델림에 있는 재단사의 절반은 코델리아 님의 드레스를 만들고 있을 거예요.”

재단사들이 기다리는 방으로 가자 그들은 매우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코델리아를 맞이했다. 그들과 함께 무슨 보석을 추가로 달지, 어떤 레이스를 덮을지 의논한 뒤 반 정도 완성이 된 드레스를 입었다.

“너무 아름다우세요. 마님.”

“에르쉐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가 되실 겁니다.”

아마 그들이 장님이어도 같은 말을 할 것을 잘 알지만 그래도 끊임없는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만약 라니가 옆에 있어서 이 모습을 본다면 뭐라고 했을까.

갑자기 먼저 떠난 라니가 생각났다. 마음 같아선 결혼식까지 함께 있어 달라고 부탁하고 싶었지만 예라트쿠스의 대사제가 될 사람을 무한정 붙들어 놓을 순 없었다.

‘어머니도 분명 기뻐하셨겠지.’

첫 번째 결혼을 했을 땐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두 번째는 아쉬움이 먼저 들었다. 코델리아가 레오나드와 결혼한다는 것을 알면 얼마나 놀라고 또 좋아하실지 눈에 선했다.

가봉을 얼추 마치고 드레스를 벗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개 한 마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코델리아는 단 위에 서서 회색 개를 내려다보았다.
“로티. 잠깐 나가 있을래? 여긴 사람이 많아서 복잡하니까…….”

[세르베트 님이 널 부르신다.]

“뭐라고?”

갑자기 튀어나온 그 이름이 구름 위를 걷던 코델리아를 현실로 끌어내렸다. 코델리아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일단 방 안을 가득 메우고 있던 재단사와 그 조수들을 전부 밖으로 내보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네가 세르베트를 어떻게 알아?”

[어떻게 알긴. 날 너에게 보낸 것이 세르베트 님이니까.]

“그럼 그때 말한 계약이라는 게 세르베트와 맺은 거였어? 대체 언제부터? 설마 처음부터야?”

코델리아가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하자 그가 점잖은 어조로 말했다.

[당연히 처음부터지. 내가 진짜 떠돌이 개인 줄 알았느냐?]

“하지만 왜? 세르베트가 날 지키라고 한 이유가 무엇이길래?”

[그야 네가 그리타 님의 딸이기 때문이지. 설명은 대충 끝난 것 같으니 이제 가자꾸나.]

“잠깐, 내가 어머니의 딸인 거랑 무슨 상관이길래. 어머니가 세르베트와 한 계약이…….”

로티는 귀찮다는 듯이 코델리아를 뒤에서 밀었다. 체구만 보면 그다지 큰 편도 아닌데 대체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로티가 그녀의 허벅지를 주둥이로 툭툭 밀 때마다 앞으로 휘청거렸다.

“아잇, 밀지 마. 세르베트가 어딨는데?”

[어딨긴, 당연히 악마계에 계시겠지.]

“근데 어떻게 만나?”

[거기 의자 아무 데나 앉아.]

로티가 주둥이로 푹신한 의자 하나를 가리켰다. 코델리아는 이 상황이 온전히 이해되지 않았지만 순순히 시키는 대로 했다.

회색 개는 근처를 빙글빙글 돌면서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는데 그녀가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는 하나도 없었다.

“근데 이게 뭘 하는 거야?”

[악마를 소환하는 의식이다. 정신 집중해.]

“뭐? 자, 잠깐. 그냥 얼굴만 보는 게 아니었어? 그럼 스승님한테 말을 먼저 하고…….”

[어차피 나는 그냥 문틈을 여는 것밖에 할 수 없어. 그분이 직접 강림하는 것도 아니니 너무 염려 말거라.]

로티가 타이르듯이 말하자 코델리아는 조금 안심했다. 그냥 전처럼 그녀의 꿈속에서 만나는 것인가 보다.

[눈 감아.]

코델리아는 순순히 눈을 감았다. 전에 레오나드가 악마 소환을 했을 때처럼 바닥에서 바람이 불면서 빛이 터져 나왔다. 그게 꽤 강렬해서 코델리아는 인상을 조금 찌푸렸다.

체감상 한참은 눈을 감은 것 같은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로티. 이제 눈 떠도 돼?”

“잘 지냈니?”

“어?”

풍경은 달라진 게 없었다. 여전히 코델리아는 반쯤 완성된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따뜻한 가을 햇살도 변함없었다. 유일하게 바뀐 것은 그녀 주위를 맴돌던 로티가 사라지고 대신 세르베트가 서 있다는 점이었다.

“입고 있는 옷을 보니 결혼하려는가 보구나.”

“안녕하세요. 음. 지금 하는 건 아니고 한 두세 달 뒤에 할 거 같아요. 미리 드레스 입어 보고 있는 거예요.”

“잘 어울린다. 그리타도 결혼식 때 무척 예뻤는데. 수국이 흐드러지게 피어서, 그 사이를 걸어오는데….”

세르베트가 다정함과 그리움을 담아 코델리아를 바라보았다.

“……어머니와 계약한 건 결혼식 이후가 아니었나요?”

“맞아.”

“그런데 어떻게 그 전을 아세요?”

“그리타가 날 부른 건 그보다 훨씬 전이었거든. 정식으로 계약을 맺은 건 결혼한 후였지만.”

세르베트가 주위를 한번 돌아보더니 의자를 끌고 와 코델리아의 맞은편에 앉았다.
　